Page 90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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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어
전주향교를 지킨
면와( 窩) 이도형(李道衡)
전주의 대표적 명소가 된 전주한옥마을. 다양한 문화자산과 볼거리로 한 해 1천만 명이 넘게 찾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이곳이 항일정신을 바탕으로 형성된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부친이었던 고재 이병은에 이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기간 동안 전주향교를 지켜냈던 면와( 窩) 이도형(李道衡). 누추했던 남안재처럼 배움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에서 나와야 한다며 구부릴 면( )에 움집 와(窩)를 호로 썼다. 실제로 남안재는 몸을 구부려야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방문이 낮았다고 한다. 지금은 집 주변으로 이름을 알 수 없는 풀꽃이 피어 몸을 구부리게 한다.
이도형은 전주향교의 장판각에 보관하고 있던 완판본 책판을 지킨 인물이기도 하다. 전주천 물이 불어나 빨래판처럼 생긴 나무판이 둥둥 떠내가는 것을 보고, 지체 없이 물속에 뛰어들어 건져온 것이 완판본 책판이었던 것.
맑은낯을한사람을만나면그기운이하루를살게하고,좋은기운을가진 터를 대하면 그 기운이 대를 이어 터를 다져준다고 했다. 남안재보다 좀 더 위쪽에 있는 고재 이병은의 사당 남양사(南陽祠)가 전주향교를 흐뭇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잠시 뒤로 걸어보아도 좋으리라.
88 오늘여기오길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