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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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생각하니 도시몽중(都是夢中)이로다 천만고(千萬古) 영웅호걸 북망산(北邙山) 무덤이요 부귀문장(富貴文章) 쓸데없다
황천객을 면할 소냐
오호라,
이내 몸이 풀끝에 이슬이요, 바람 속에 등불이라
- 경허선사(鏡虛禪師) 「참선곡(參禪曲)」 中에서
문득 승암산이 낳은 걸출한 선승 경허선사가 남긴 참선곡이 떠올랐던가. 옛 스승을 찾아 폭우 속에서 밤을 새우다가 홀연히 생사의 이치를 깨달아 남겼다는 곡. 가만히 되뇌어보게도 되는 건, 그 덧없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찬란한 역사 속 제아무리 뛰어난 영웅호걸도 풀끝의 이슬처럼 스러지고 나면 그만인, 한낱 꿈 같기만 한 세상에 대한 무상함 때문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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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후백제 유적지
전체 188칸으로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단일 건물지로는 최대의 크기라는 왕궁 터. 생사 없는 쓸쓸함이 발끝에 머물러 또 한참은 그대로 서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국내 유일의 후백제 유적지이기에 역사적 가치가 큰 곳임에는 틀림없다.
30 오늘여기오길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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