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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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헛해진 속은 춘향가로 달래야
아마도 내 사랑아 네가 무엇을 먹을라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띠리고 강능 백청(江陵 白淸)을 다르르~ 부어 씰랑 발라버리고 붉은 점 흡벅 떠 반간진수(半間眞水)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짜리몽땅) 지루지(길쭉한) 허니 단참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아마도 내 사랑아 포도를 주랴 앵도를 주랴 귤병(橘餠) 사탕의 외하당을 주랴 아마도 내 사랑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 스느디 먹으랴느냐
- 춘향가 中 「사랑가」 부분
얼마 안 되는 짧은 길이라도 이곳저곳 기웃거림이 많은 길이어서인가. 속이 헛헛하여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의 음식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지금까지 발견된 판소리 문헌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 영조 30년에 유진한(柳振漢, 1725~1776)이 한시로 쓴 만화본(晩華本) 춘향가이다. 이 춘향가에 나오는 귤병이나 시금털털한 개살구 하나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춘향가 여섯 바탕 속에는 유독 음식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월매가 이 도령의 주안상과 밥상에 전라도 찬찬한 음식을 참 많이도 올렸던 듯싶다. 가당찮게도 그것들만 연구해도 전주만의 독특한 전통음식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머문다. 예부터 전라도 음식 하면 넓고 기름진 평야와 바다, 넉넉한 인심이 어우러져 맛의 예술로서 최고로 꼽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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