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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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종이 인형을 통해 눈앞에서 재현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가장 화려했던 영조정순왕후 가례 반차도 행렬인 것이다.
각각의 직분에 맞는 의상을 입고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서 있는 닥종이인형들. 총 2,600여 점의 인물의 표정이며 옷 주름이 제각각 다른 것도 놀랍지만, 인형들이 세워지기까지 손품이 들어갔을 세월에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한 가지 색으로 표현된 한복의 우아함과 품위는 더 말할 것이 없다.
반차도 행렬은 프랑스 앙부아즈 클로뤼세성에서 전시를 했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외규장각 의궤는 약탈당한 지 145년 만인 2011년 프랑스로부터 영구임대 형식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베르사유 도서관 에서도 전시 요청을 받았는데, 서지학자 고 박병선 여사가 외규장각 의궤 를 처음 발견한 곳이 베르사유 도서관 지하 수장고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예공방촌 꽃숙이」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 아쉽지만, 그 업적은 실로 위대한 것이었다. 누군가의 노력과 열정으로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한지산업 중심지역의 전통문화 계승발전이 한발자국 앞당겨진 것 아닌가 하여 감동이 쉬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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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가 극히 아름다워 예술품이 되어가는 길
‘지리가 극히 아름다워 참으로 살 만한 곳.’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이 자신의 저서인 『택리지(擇里志)』에서 전주를 가리켜 평한 말이다. 구부 러지고, 꺾어지고, 곧게 뻗은 한옥마을 골목길을 다니다보면 그 말에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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