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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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 집보다 돈이 더 들었다고 하는 자연밥상 한식집이다.
「연백당」은 마주바라보고 있는 이 「우전재」와는 근사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집 처마에 아직도 제비가 날아와 집을 짓는다는 것. 예전에야 봄이면 집집마다 제비들이 줄을 지었지만, 지금이야 어디 그런가. 제비가 날아들 정도의처마도없을뿐더러있다해도보기힘든새가되어버렸다.
원래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은 제비가 찾지 않는 법이다. 꼭 사람이 사는 집으로 와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이다. 먹이를 찾으러 나갔을 때 천적으로부터 새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적어도 사람이 사는 집은 구렁이나 쥐가 접근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살든 살지 않든, 새들의 천적과 함께 제비들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 제비 똥이 떨어진다 하여 집을 못 짓게 내쫓기면서도 제비들이 굳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처럼 제비들도 ‘옛집’이 그리워서가 아니겠는가. 그럴 만한 무언가가 이 집들에는 있다는 얘기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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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의 멋을 드러내는 선
한옥마을은 어디에서나 골목길의 멋을 드러내는 선들과 만날 수 있다. 한복의 배래선이나 한옥의 처마, 산봉우리 능선, 또는 굽이도는 강물의 형상을 한 선들. 결국엔 다시 돌아가야 할 처음 나온 그 자리처럼 비릿한 냄새가 배어 있다. 고향 같은 거, 혹은 어머니 품 같은 거. 그래, 한국 전통춤에서나 볼 수 있는 뭔가 찌르르하고, 요염하고, 이상야릇한 기운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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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휘깊은나무바람에아니뮐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