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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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향배인 「귀거래사」, 그 신의 한 수
‘한옥마을 10경’ 맞은편에 놓인 둥근 나무둥치 의자에 앉아 어둠을 맞는다. 문득 귀신의 경계도 마음 한 번 바꿔 먹는 곳에 있다고 한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 길로 쭉 가면 한옥 숙박체험을 할 수 있는 「귀거래사」가 나온다. 문향이 잔뜩 배어 있다는 그 집에 다다르기 전, 잠시 길 위에 멈춰보고 싶다. 고즈넉하고 청아한 달빛과 길처럼 쪽 가지런한 하늘을 보기 위해서다.
「귀거래사」는 그렇게 가야 한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마루며 곳곳에 애정이 어려 있는 흔적들을 마주하려면, 그렇게 걸음을 멈추고 내게 와 있는 것들을 점검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오랜 시간 제대로 된 한옥을 짓고자 고군분투하며 완성한 집 한 채를 오롯이 담을 수 있는 것이다. 시인 김용택, 안도현등과인연을맺고사는이집의시심을읽을수도있는것이다.
관직을 버리고 자연을 벗 삼아 전원생활을 노래한 당나라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와 다를 것이 없을 것만 같은 집. 시 제목에 드러나 있는 ‘말씀(辭)’이 ‘집(舍)’이 된 집. 장인의 손길을 빌어 질 좋은 목재와 전통기와로 일 년 넘는 세월을 담아 한옥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다보이도록 정성을 다한 집. 한옥마을에서도 아름다운 한옥으로 손꼽히는 이 집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만 있다면참좋겠다.그러면아침에일어나당당히말할수있겠지.
보라, 이만하면 오목대길에서 잡은 참으로 좋은 ‘신의 한 수’ 아니던가.
58 오늘여기오길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