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P. 55
●
삶의 애환이 묻어나던 ‘걸레동네’
전주동헌 위쪽에 자리한 산에는 오목대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맞은편의 오목대와 이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생태산책로처럼 보이는 이 산이 예전에는 동네였다니 믿어지는가. 우스꽝스럽게도‘걸레동네’혹은 ‘보루동네’로 불리던 곳이다.
걸레동네에는 1960년대 전주천변 철거 이주민이나 1970년대까지 늘어나기만 했던 농촌 이주민들이 들어와 살면서 형성된 동네이다. 동네 주민들이 기름 닦는 걸레를 만들어서 팔복동 등지의 자동차 공장에 납품하는 것으로 입것을 마련했다 하여 그 이름도 걸레동네가 된 마을. ‘따닥따닥’붙은 집들에는 넝마주이들도 얹혀살았다.
고달픔은 많았지만 주민들끼리 쌍샘 물을 길어다 김장도 하고, 결혼이나 초상도 함께 치르면서 돈독히 정을 쌓으며 살았던 곳이다. 하지만 이름처럼 애환이 많았던 걸레동네는 오래 가지 못했다. 2002년 오목대 쉼터가 들어서면서 집들이 철거되고, 이곳 사람들은 또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했던 것이다.
지금은 전주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휴식공간이 되어버린 곳.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과연 ‘좋은 수’를 잡았을까? 아니면 ‘수가 없어’ 지금도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까?
불휘깊은나무바람에아니뮐쌔
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