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1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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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사람들은 스스로 믿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무가 비록 몇 백 년을 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욕망이 원하는 바의 염체를 만들어 특정한 대상을 이룬 것이다.
한 번 염체가 만들어지면 그것은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의 성격을 닮는다. 수직으로는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수평으로는 전후와 좌우 네 방위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기둥이면서 축이 되는 것이다. 하여 사랑 나무 또한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염원에 의한 우주나무 또는 세계수(世界樹)가 되었을 테다.
어쩌면 이 나무가 있어 ‘하나둘셋골목’ 배형신 씨와 ‘은행나무 아래 장독이 정겨운 집’ 오순애 씨 댁이 그토록 오래 꽃사돈을 맺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또한 사람들의 마음이 지극하고 순하여 나무가 베푸는 온정도 거룩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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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 장독이 정겨운 집
사랑나무를 끼고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드디어 배형신 씨의 꽃사돈을 만날 수 있다. 말 그대로 ‘은행나무 아래 장독이 정겨운 집.’
이 집의 주인은 오순애 씨이다. 반질거리는 장독 안 장맛도 일품, 나누고 베푸는 솜씨도 일품인 집. 25년을 살아오면서 단 하루도 문을 닫아 건 적이 없는 한결같은 집. 집을 지키는 사람의 마음이 단정하고 온화한 집.
물론 오순애 씨 댁이 명소가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마당에 깔린 구들장 때문이다. 1940년대에 지은 집을 수리하면서 나온 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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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깊은물가뭄에아니그츨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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