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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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둘셋골목’처럼
“원래 골목이란 게 번화가에서 잠깐 고개를 갸웃하고 들여다봐야 나타나는 소박한 길인데, 화창한 날은 물론 비 오는 날도 우산을 들고 사진 찍느라 발길이 끊이질 않으니 골목길 속의 작은 번화한 길이라고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골목 이름을 ‘하나둘셋골목’이라고 이름 지었다.” -배형신, 「전주한옥마을의 하나둘셋골목」 부분
하루 종일 ‘하나 둘 셋’ 소리를 듣다보니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는 배형신 씨. 사진 찍는 사람이 하나 둘 셋을 재빨리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나긋나긋 다정하게 은근한 발음으로 ‘하나 둘 셋’ 하고 찍더라는 것이다.
감나무가 자라는 은행로 골목에 사는 그는 짧은 이 골목의 가치를 거기에서 알아봤을지도 모른다. 인생샷을 찍는 이들이 모여드는 이 골목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그리고 그 골목에 깃들어 산다는 일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말이다.
하여 배형신 씨는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소중한 것들이란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풍경과 사진을 찍는 사람, 사진에 찍히는 사람의 마음이 비록 사진에는 안 찍힐지라도 그 순간 일치된 그들의 마음이 그 때 거기에 스며들었을 거라는 걸.
은행로 84-1번지 골목이 ‘하나둘셋골목’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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