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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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가르쳐주지 않고 내내 혼자 걷고 싶은 길
딱뜨르르르 딱뜨르르르. 소리는 있는데, 새는 보이지 않는다. 영락없는 절집 목탁소리를 내는 저것이, 딱따구리가 애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나무에 구멍을 내는 소리일 거라. 바위로 이어진 산 능선이 좌선하는 노승과 같다고 하여 중바우산으로 더 알려져 있는 승암산(僧巖山). 전주에는 이 산 하나 들었다 놓는 청한 새소리에 차마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젊어지는 마을이 하나 있다.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는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현재의 자만벽화마을이 그곳이다. 자식이 많이 불어나라고 ‘녹엽성음자만지운운(綠葉成陰滋滿 枝云云)’이라는 옛 노래에서 동네 이름이 유래한다는 마을. 전주한옥마을 시작 부분에 승암산이 숨겨놓은 비처(秘處)와도 같은 곳이다. 지금은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과 마를린 먼로, 마이클잭슨에 이어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가 마중해주는 동화의 나라.
하여 어릴 적 아껴 먹던 사탕처럼, 아무에게도 가르쳐주지 않고 내내 혼자 걷고 싶은 골목을 지닌 마을. 한 번쯤 들어보지 않으면 못 배길 것 같은 이야기를 품고 지금, 그곳으로 향하는 길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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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이 나올 상(相)을 지닌 마을, 자만동(滋滿洞)
자만동. 전주에서 한약방을 하던 청산거사에 의하면 원래는 미래의 부처, 즉 미륵이 나올 상(相)을 지닌 마을이라 해서 자동리(滋洞理)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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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골목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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