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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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내력을 간직한
전주천변 ‘오모가리탕’
음식은 그 지역의 생활사를 대변한다. 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처럼 전주
하면 널리 알려진 음식들도 있지만, 전주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 하나 더 있다. 한로 지나 억새꽃이 희어질 때쯤이면 떠오르는 별미, 전주천변 ‘오모가리탕’이다.
‘오모가리’는 뚝배기를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뚝배기’의 방언으로 ‘투가리’가 있는데, 오모가리와 투가리는 형태가 약간 다르다고 한다. 오모가리가 투가리보다 좀 더 오목하고 둥그런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오모가리탕’은 한 일 년쯤 소금에 절여두었던 시래기를 동자개와 같은 민물고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전주식 민물 매운탕이다.
현재 한벽당 아래 전주천동로를 따라 남양집, 화순집, 한벽집이 밀집되어 있는 곳을 ‘오모가리탕 골목’이라 부른다. 예전에는 오모가리탕 골목이 더 길었고, 김제집, 버들집, 한벽집, 남양집, 화순집 등 오모가리탕을 하는 집도 훨씬 많았다. 오모가리탕 골목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벽집」을 운영하는 진만택 사장의 말로는 오모가리탕이 최소한 7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다 하니, 내력이 꽤 깊은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1944년 무렵이니까 70년이 넘는 이야기야. 그 때는 전주천에 빠가, 메기, 피라미, 장어, 붕어 등 없는 게 없었어. 그리고 여기가 전주천 상류라. 물이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었지. 이 물에서 우리 아버님이 손수 고기를 잡아다 오모가리탕을 끓여 팔았어. 예전에는 화덕에다가 연탄불을 땠는데, 우리 아버님이 연탄화덕에 오모가리 앉히는 사진이 한 장 남아 있어.”
120 오늘여기오길잘했다

